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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LIFE <재난안전119>

[안전톡톡⛑️] 일상을 멈추는 블랙아웃 '디지털 심정지' 신종 재난의 등장 (25.11.24.방송)

by K안전센터장 2025. 11. 27.

  

KBS LIFE <재난안전119> (25.11.24.) [안전톡톡] 코너에서는 한국안전전문가협회 이송규 회장이 출연해 '디지털 블랙아웃'으로 한국 사회가 겪었던 주요 통신 마비 사태들을 되짚어보며 안전 시스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있습니다. 7년 전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와 카카오 판교 데이터 센터 화재, 그리고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까지, 기간통신사업자와 부가통신사업자, 국가 정보 기관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한 사고 사례들을 통해 시스템의 취약성을 지적합니다. 특히, 제도적 사각지대가 심각하며 높은 안전 의지에 비해 실질적인 안전 관리 시스템은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안전 무지 타파와 이중화 시스템의 실질적인 구축, 그리고 선진국 수준의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디지털 블랙아웃의 등장과 정의

오늘날 우리의 모든 생활이 최첨단 디지털 환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날 갑자기 디지털이 중단되는 현상을 디지털 블랙아웃이라 부를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중대 사고나 재난(예: 지진, 태풍, 화재, 산불, 붕괴, 싱크홀)인 아날로그 사고와 달리,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대표적인 신종 재난에 해당한다.

디지털 블랙아웃이 발생하면 통신, 금융, 직장 업무 등 모든 활동이 중단되는 업무 중지 상태가 된다. 이는 마치 우리 신체는 움직이고 있지만 생활은 멈춰버린 상태인 생활 심정지 상태로 표현할 수 있다. 디지털 블랙아웃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초연결 사회에서 휴대폰이 있음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유발한다.

 

2. 7년 전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의 피해 현황

2.1. 통신 대란 발생 경위

7년 전인 2018년 11월 24일 오전 11시 반경,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 나 통신 대란이 일어났었다. 해당 통신구는 굉장히 큰 터널 형태의 관로이며 전선, 전화선, 가스 배관 등 모든 인프라 회선들이 통과하고 있었다. 불길은 3시간여 만에 잡혔으나, 통신구가 지하에 위치하여 산소가 부족했기 때문에, 불이 타지 않고 연기만 타올라 사람이 진입할 수 없었다. 소방차 등 장비 70여 대와 인력 300여 명이 투입되었으나, 입구에만 물을 분사할 수 있을 뿐 불이 난 내부 깊숙한 곳은 제어가 되지 않아 화재 진압에 어려움이 있었다.

 

2.2. 광범위한 피해 범위

화재로 인해 전화선과 광케이블이 훼손되면서 KT를 사용하는 서울의 강북 대부분 지역(서울 지역 약 1/6 정도)과 고양 지역 등에서 통신이 마비되는 심정지 상태가 발생했다. 또한 인근 지역의 유무선 전화, 인터넷, IPTV, 상점의 결제 시스템까지 먹통이 되면서 KT 망을 사용하는 카드 결제 단말기가 무용지물이 되었다. 음식점 앞에는 현금 사용만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등장했으며, 현금 입출금기(ATM)도 작동을 멈추어 PC방 등 주말 대목을 기대했던 업종들이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3. 재난 피해를 키운 구조적 문제점과 안전 불감증

3.1. 초기 소화 장비 및 시설 미비

KBSLIFE <재난안전119>에 출연한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 회장(2025.11.24.)

 

당시 통신구에는 화재 발생 시 초기에 작동해야 할 소화 장비나 설비가 전혀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통신구 화재는 전선이 얽혀 있기 때문에 물을 분사하는 스프링클러를 사용할 수 없으며, 물은 오히려 합선이나 누전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기에 이산화탄소와 같이 불에 타지 않는 가스를 분사하여 산소를 차단하는 방식의 가스 소화 설비가 필요했지만 갖춰지지 않았다.

 

3.2. 이중화 시스템의 부재

라인에 불이 났을 때 플랜 B 라인에서 작동이 되도록 대비하는 이중화 시스템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 이는7년 전뿐만 아니라 최근의 다른 화재에서도 플랜 B가 작동하지 않는 유사한 문제로 나타났다.

 

3.3. 법적 사각지대 문제

통신구는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소방 시설 관련 법상 소방 대상물로 규정되지 않고 단순히 큰 배관으로 인식되었다. 이로 인해 화재 발생 위험이 큰 가스 배관, 전기 배관 등이 함께 설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 안전 관리가 미흡했다.

대한민국은 최첨단 디지털 환경을 누리고 있지만 안전 시스템은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특히 안전 의지는 매우 높으나 실질적으로 무엇이 위험한지를 모르는 안전에 대한 무지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4. 최근 디지털 재난 사례 비교

KT 아현지사 화재, 카카오 판교 데이터 센터 화재 그리고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가 연이어 발생했다. 대규모 형태의 그룹에서 모두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디지털 재난의 점진적인 확산을 보여준다.

 

4.1. 사고 양상의 진화 및 비교

KT 아현지사 (7년 전)주로 회로 문제로 인한 통신선 마비였다.
카카오 판교 (3년 전): 역시 회로가 망가져 데이터 접근을 못 하는 비슷한 상황이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올해 9월)
단순히 회로 문제가 아닌 데이터 자체, 즉 콘텐츠 내부까지 소실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복구율이 100%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통신선 교체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재난 유형을 보여준다

 

4.2. 배터리 폭발의 위험성

최근 사고는 배터리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데이터 센터의 전력 공급을 위한 대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가 화재의 원인이 되었으며, 이는 데이터의 중요성만 생각할 뿐, 이를 구동하는 전력 시스템과 배터리 보안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음을 보여준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가장 큰 단점은 충격에 약하다는 점이다. 충격이 가해지면 배터리 내부의 전해액이 누설되고, 분리막이 파손되어 쇼트가 일어나며, 공기 중의 가스와 반응해 인화 폭발성 환경을 만들어낸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당시에도 배터리를 이동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안전 관리가 미흡했을 수 있다는 예측이 있다.

 

5. 데이터 센터의 안전 사각지대 및 관리 실태

5.1. 재난 관리 의무에서 제외된 데이터 센터들

 

디지털화가 심화됨에 따라 빅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할 데이터 센터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 각지에 총153개가 퍼져 있다. 하지만, 153개 데이터 센터 중 85%가 재난 관리 의무 미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일반 기업형 데이터 센터, 학교, 지자체 전산 시설 등은 완전히 제외되어 있어, 이 상황을 디지털 재난에 대한 사각지대로 볼 수밖에 없다. 모든 데이터 센터를 관리해야 하지만, 시설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속도에 맞춰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 이러한 사각지대를 만들었다.

 

5.2. 공공 데이터 센터 관리의 딜레마

국가가 관리하는 공공 데이터 센터는 국민의 가장 중요한 정보를 보관하고 있어 더욱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하지만, 점검 과정에서 해킹이나 바이러스 침투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딜레마 때문에 제도상 접근이 어렵고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5.3. 안전 점검 결과 미보완

3년 전 판교 화재 이후 리튬 배터리 규제 조치 시행 후 실시된 국내 주요 민간 데이터 센터 89곳에 대한 안전 점검 결과, 47곳이 지적받았으나 2025년 7월 18일까지도 해당 지적 사항들이 미보완된 상태였다. 이는 안전에 대한 무지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6. 디지털 재난 관리 시스템의 심각한 후진성

우리의 안전 관리 시스템은 매우 미흡하며, 하나라도 문제가 되면 모든 것이 블랙아웃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 현재 안전 의지는 높으나 안전 관리 시스템은 부족한 상태이기에 교육을 통해 원인과 대책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정부나 대기업은 모든 관리를 외주 업체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 순환 보직을 시행한다. 그렇기에 한 보직에 온 사람이 데이터 시스템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내용을 잘 모르거나, 인수인계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사고가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제 인식이 부족하며, 외주화된 시스템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조차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시스템이 속에서 곪아가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징후가 없는 것이 디지털 재난의 특징이다. 우리가 이용하는 최첨단 과학 기술은 편리함을 주지만, 동시에 우리에게는 가장  재난의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이는 미래에 모든 것이 멈추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7. 디지털 재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및 선진 사례

7.1. 실질적인 시스템 보장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최고 정보 안전 책임자(CISO)들의 권한과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이중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중화는 단순히 말로만 플랜 B를 갖추는 것이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정상 작동되는 시스템을 의미하며, 이러한 실질적인 이중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예산과 제도의 지원이 절실하다.

 

7.2. 제도적 변화와 관리 능력 강화

현재 디지털 서비스 재난 대책이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시행령, 정보통신망법,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등 세 개의 법규로 분산되어 있으므로, 이를 하나의 법으로 통합하는 것이 법 활용 및 준수에 훨씬 용이하다. 하지만, 아무리 법이 촘촘하게 잘 되어 있더라도 지켜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며, 반대로 법이 허술하더라도 안전 관리자가 책임감 있게 관리하면 안전해질 수 있다. 따라서 안전 관리자의 관리 능력 향상과 더불어 국민의 안전 의식 고취가 삼위일체로 이루어져야 진정한 안전이 보장된다.

7.3. 선진국 사례

미국은 데이터 센터 관리 시 배터리와 서버 간의 거리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불이 난 사례를 보면 배터리와 서버 간의 거리가 가깝게 관리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 NHK는 트래픽 과잉을 막기 위해 콘텐츠 경량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위험 상황 발생 시 불필요한 동영상 정보는 숨기고, 중요한 정보만 텍스트화하여 전송함으로써 평상시보다 더 많은 활용이 가능하도록 트래픽을 관리한다. 이는 KBS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도 재난 발생 시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는 시스템이다.

 

8. 30초 안전 챌린지

[개인 데이터 보호를 위한 대비 습관]
우리의 환경은 계속 디지털화되고 있지만, 블랙아웃이 발생하면 모든 것이 멈추는 상황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개인 정보들은 디지털 환경이 아닌 별도의 환경에 보관하는 습관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순간 나의 행동이 우리 모두를 불행하게 하거나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안전 의식을 고취해야 한다.

 

영상 링크: https://youtu.be/vi2l_hnrFHc?si=K1-kVCvIMa6xt5JQ